민어는 농어목 민어과에 속하는 바닷고기이다. 민어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개우치, 홍치(전남), 불등거리, 보굴치, 가리, 어스래기, 상민어 등으로 불리며 어린 개체의 경우 암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민어과의 270종에 달하는 분류 중에 대표 어종이 바로 민어이다. 조기, 부세 등과 같은 분류로 민어는 그중에서도 젤 몸집이 큰 종류이다.
몸 크기는 평균적으로 60-90cm가량으로 다 자라면 크기가 1m가 넘는 대형 종이다. 몸의 모양은 전체적으로 길쭉하게 생겼으며 옆으로 납작하며 입이 몸에 비해 크다. 등과 뒷지느러미 기저부에는 비늘로 덮여 있다. 몸의 색깔은 전체적으로 등 쪽은 어두운 암갈색이며 배 쪽은 밝은 회백색을 띠고 있다. 가슴과 꼬리지느러미는 검은빛을 띠고, 배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는 연한 황색 빛을 하고 있다. 수심 15-100m 정도의 갯벌지역의 저층부에 서식하며, 알에서 부화한 어린 치어들은 강 하구의 기수지역까지 올라온다. 육식성 어류로 낮에는 바닥 쪽에 있다가 밤이 되면 위로 올라와 먹이를 찾는다. 먹이로는 새우류, 게류, 두족류 들과 무척추동물이나 작은 어류 등을 먹고 산다.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에 서식하며 일본 서남부, 남중국해 등에도 분포한다. 계절별로 회유를 하는데, 가을에는 제주도 근해에서 월동을 하고 봄이 되면 북쪽으로 이동하며 산란기를 맞으면 연안으로 접근한다. 비슷한 시기에 수조기나 보구치도 산란기라 연안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다만 민어는 수조기에 비해 더 육지보단 바다쪽 모래둔덕이 많은 곳을 선택한다고 한다. 산란기는 9-10월이며 3년생이 되면 50㎝를 넘어가고 산란을 할 수 있다. 6~9월이 되면 남해안 동쪽에서 서해안 남부를 거쳐 인천까지 모두 민어가 들어온다고 한다. 봄, 가을에 많이 잡힌다. 포획금지체장으로 33cm 이하는 포획이 금지되어 있다. 낚시 지역으로는 서해남부 해남군(삼마도 · 어불도 인근)과 서해 중부 영광군 및 부안군(격포 · 고군산군도)이 있다. 낚시 시기로는 서해남부는 7~8월, 서해 중부 9월~10월이 최적기이다.
예전에는 민어의 주요 산지로 인천 앞바다가 꼽혔다고 하는데,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 인천에서 잡히는 민어가 일본으로 많은 양이 수출되었다. 전남 신안도 예부터 주요 산지였는데 그래도 인천보다 사정이 나아서 아직까지 민어가 잡히고 있다. 신안에서는 6월부터 추석 전까지 민어가 잡히는데, 그중에 산란기 전의 7~8월 민어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산란기 전에 살과 기름을 잔뜩 올려서 이때의 민어가 고소하고 맛나다고 한다.
구이와 찜의 재료로 많이 먹으며 민어과 어류 중 대형 종으로 살이 많고 내장 등도 국거리로 이용한다. 그 살은 흰살생선으로 탄력 있고 담백하면서 단맛이 난다. 적당한 지방으로 소화가 빨라 어린이 발육과 노인 및 환자의 건강 회복에 좋다고 한다. 남해안 여수 지역에서는 제사상에 꼭 올리는 생선이라고 한다. 차례상에 찜으로 많이 사용된다. 부레 역시 요리 재료로 별미로 알려져 있으며, 접착력이 강해 각궁을 제작할 때 어교(魚膠)로 활용되기도 했다. 부레에는 돌기가 있는데 여러 가닥으로 뻗친 나뭇가지처럼 생겼으며, 젤라틴을 함유하고 있어 민어풀이라 하여 아교로 사용되어 왔다.
요즘은 민어를 회로 많이 먹으며 조선시대에도 민어회가 있었다고 하는데 1800년대 말의 [시의전서]라는 조리서에 민어회가 기록되어 있다. “민어를 껍질을 벗겨 살을 얇게 저며서 살결대로 가늘게 썰어 기름을 발라 접시에 담고 겨자와 초고추장을 식성대로 쓴다”라 쓰여 있다고 한다. [시의전서]의 기록에 “얇게 저며서” “가늘게 썰어” 하는 말을 보면 어느 정도 말린 민어를 회로 쳐서 먹을 때 설명이라고 보면 이때의 민어회는 일종의 숙성회라 본다. 당시 싱싱한 민어로 회를 쳐서 먹는 건 직접 잡는 어부 외에는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잡아서 바로 손질해 그늘지고 바람 좋은 곳에서 말려 겉은 물기가 없고 속살은 촉촉해지는데, 이 상태로 며칠이 지나도 상하지 않으니 이를 가지고 회로 먹었을 것으로 본다. 최근 수조에 살린 민어를 흔하게 보게 되는데 살아 있는 민어를 잡아 바로 회로 먹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그러나 활어로 먹을 경우 사후 경직으로 인해 살이 질겨지는데 민어의 경우 피를 뽑고 덩이 살로 발라낸 후 섭씨 5℃ 의 온도에서 숙성을 헤야 살이 탄력 있고 차지게 된다. 또 숙성 과정에서 살에서 이노신산이 만들어져 감칠맛이 더해진다고 한다. 숙성기간은 3일째가 제일 맛있다는 말도 있고 1주일까지는 맛있다는 말도 있다.